고양이에게 날계란을 줘도 될까? 아보카드는 어떨가? 참치는? 사람이 먹는 음식 중에는 고양이에게 유해한 음식이 생각보다 많고, 여전히 논란 중인 음식도 많다. 어떤 것은 소량만 섭취해도 치명적이고, 어떤 것은 먹여도 되지만 추천할 만하지 않고 오래 먹여서도 안 된다. 음식은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므로 확실하지 않다면 굳이 먹이지 말고 적합한 음식을 선별해서 먹이는 것이 좋다. 고양이는 자신에게 좋지 않은 음식을 본능적으로 걸러내는 능력이 있지만, 식재료가 섞이면 구분하기 어려워져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집사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글을 통해, 고양이가 먹기에 아주 위험한 음식과, 먹을 수는 있지만 추천하지 않는 음식과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한다.
1. 고양이에게 위험한 음식 /// 절대 주지 말 것!
> 초콜릿
조금만 먹여도 치명적인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초콜릿이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테오브로민(Theobromine)이라는 성분이 고양이에게는 독으로 작용한다. 이 물질은 고양이의 심장과 신경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고양이가 초콜릿을 먹으면 구토, 설사, 무기력함, 발작, 또는 심지어 사망의 위험이 있으므로, 초콜릿을 절대로 주지 말아야 한다. 소량의 테오브로민으로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다크 초콜릿은 테오브로민 함량이 높기 때문에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
> 양파, 대파, 부추, 마늘, 생강
고양이가 양파나 마늘을 먹으면, 티오스욜프에이트(Tiosulfate)이라는 화학물질이 고양이의 적혈구를 파괴해서 빈혈을 유발한다. 소량을 섭취해도 위 세척을 해야 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육식 동물인 고양이가 양파를 먹을 리 없지만, 양파가 들어간 다른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양파는 물론, 대파, 부추, 마늘, 생강이 들어간 각종 음식은 절대 못 먹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량의 마늘은 구충과 면역력을 향상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적정량을 알 수 없다면 굳이 먹이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 커피와 차
커피와 대부분의 차에는 카페인이 들어있다. 카페인은 고양이에게 불안감, 빠른 호흡, 두근거림, 근육 떨림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중추 신경계를 자극하고, 심장과 신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양이가 만일 카페인에 중독되면 무기력, 구토, 심장 문제, 또는 사망의 위험에 노출되다.
> 술
알콜이 들어간 모든 술은 고양이에게 매우 위험하다.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뿐 아니라, 심장과 신장 기능을 손상시키고, 중추 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술은 고양이의 의식을 잃게 하고 심지어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절대로 맛보게 해서는 안 된다. 소량의 알코올도 고양이에게는 구토, 설사, 호흡곤란, 심지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위험한 독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포도와 건포도
포도와 건포도 역시 고양이에게 매우 해로운 식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두 과일은 고양이 신장에 손상을 주고 종종 신장결석 문제를 초래한다. 심한 경우에는 신장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 약물
사람이 먹는 약물과 동물이 먹는 약물은 같은 성분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집에서 기르던 동물이 아프면, 자신이 먹던 약을 소량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먹는 약은 인체 기준으로 제작된 것이며, 사람은 고양이보다 신체 크기가 월등히 크기 때문에 수의사 처방 없이 먹일 경우, 오히려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약이 고양이에게도 똑같이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함부로 먹여선 안 된다. 고양이가 질병에 걸렸다면 집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가장 먼저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 생선뼈, 닭뼈
고양이가 생선뼈나 닭뼈를 먹다가 뼛조각이 식도에 걸리거나 위장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있으므로 뼈 있는 음식물은 미리 치워놓는 것이 좋다. 특히, 닭뼈는 잘 부서지고 부서진 단면이 날카롭기 때문에 고양이나 개에게 주어선 안 되다.
> 사탕, 껌, 치약류, 자알리톨
사탕, 껌, 치약류, 자알리톨 등은 고양이에게 먹일 경우, 인슐린 과다를 유발하여 혈당을 떨어뜨리고 간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것들은 먹은 후 구토, 무기력증, 균형감각 상실, 발작 등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재빨리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 날고기와 날생선
날고기에는 각종 기생충과 대장균이 있을 수 있다. 날생선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의 위험이 있다. 모두 날씨나 기온 상승에 따라 부패하기 쉬우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양이에게 고기나 생선을 먹이고 싶다면, 생선이나 닭가슴살에 소금을 치지 않고 삶거나 구워서 주는 것이 좋다. 익히지 않은 것들은 고양이들에게 설사, 구토, 무기력증을 일으킬 수 있다.
2. 소량만 줄 수 있는 음식 /// 추천하는 것은 아님!
> 우유, 치즈, 버터 등 유제품
고양이에게는 사람과 달리 우유의 유당을 분해하는 락타아제 효소가 없다. 그래서 우유(소젖)와 우유로 만들어진 치즈와 크림 등의 유체품들을 잘 소화시키지 못한다. 한번 먹었다고 생명이 위험하지는 않지만, 장기간 먹이게 되면, 구토나 설사를 일으키고 위장을 상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우유, 치즈, 버터를 좋아하는 고양이도 상당히 많다. 고양이에게 우유를 주고 싶다면, 고양이 전용 우유(펫 밀크)나 유당 없는 우유, 또는 아기 고양이용 분유를 물에 타서 주는 것이 좋다. 아직 단단한 사료를 먹일 때가 아닌데 어미 고양이의 젖도 먹지 못하는 아기 고양이에게도 아기 고양이 전용 분유를 물에 타서 먹이는 것이 좋다. 필수 영양분을 갖추고 있으며 고양이의 위장에도 안전하기 때문이다.
> 참치, 햄, 소세지 등, 염분 많은 음식
고양이에게 사람이 먹는 참치, 햄, 소시지 등을 일회성으로 주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진 않지만, 계속 먹이면 염분 때문에 신장에 무리를 준다.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염분을 배출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당장 먹일 것이 없는 경우에는 안 먹이는 것보다 그거라도 먹이는 게 낫지만, 고양이가 먹어도 좋은 음식이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참치에 풍부한 불포화 지방산은 고양이 체내의 비타민E를 파괴해서 비타민E 결핍증을 유발할 수 있다. 줄 때에는 물에 한 번 데치거나 헹궈내서 화학조미료를 제거하고 주는 것이 좋다.
> 인공조미료가 들어간 식품
고양이가 염분을 어느 정도 섭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하지만 인공조미료는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고양이가 한번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 조미료 맛에 길들여져 편식하게 될 수도 있다. 게다가 고양이는 식욕 절제력이 없기 때문에 비만이 될 위험이 있다.
> 빵과 효모
버터와 우유와 계란 냄새 때문에 빵에 큰 호기심을 보이는 고양이들이 있다. 고양이가 빵을 먹을 수는 있지만, 고양이에게 빵은 영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사료 대용으로 주어선 안 된다. 빵을 반죽할 때의 빵 반죽과 이스트는 고양이에게 소화 문제를 일으키게 할 수 있으므로 호기심 어린 고양이가 빵 반죽을 가까이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 개 사료
개 사료와 고양이 사료는 다르다. 만일 고양이가 고양이 사료 대신 개 사료를 꾸준히 먹는다면 결국 영양실조를 일으킬 수 있다. 고양이에게 필수적인 영양소인 비타민A, 타우린, 아라키돈산이 개 사료에는 함유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고양이가 개 사료만 먹는다면, 비타민A 부족으로 인해, 칙칙한 피부, 근육 퇴화, 야맹증이 생기게 되고, 타우린 결핍은 시력저하, 심장병, 건강하지 않은 피부, 무기력증을 일으키며, 아라키돈산이 부족할 땐 간과 신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견과류
인체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몬드가 고양이에게는 소화하기 어려운 식품 중 하나이다. 아몬드의 아미그달린(Amygdalin)이라는 화학물질은 시안화물(Cyanide)을 생성할 수 있는데, 이것은 고양이의 몸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이 먹는 견과류 중에 고양이에게 중독 증세를 일으키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아마그달린이 함유된 야생 아몬드(Bitter Almond)를 먹으면 위험하지만, 우리가 먹는 일반 아몬드는 재배종인 스위트 아몬드이다. 강아지에게 중독증상을 일으켰던 마카다미아 너트도 아직까지 고양이에게 증세를 보인 사례는 없다. 하지만 100% 안전한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주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외의 땅콩, 호두, 캐슈넛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견과류도 고양이에게 중독 증세를 일으키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추천하는 간식은 아니다.
> 아보카도
아보카도에는 아미노산, 비타민A와 B6와 E와 건강한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서 고양이의 건강에 이로움을 주고 털을 윤기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인체에 무해한 페르신(Persin)이라는 물질을 고양이가 다량으로 섭취할 경우, 소화불량과 구토와 설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잠시 주게 되더라도 아주 소량만 주어야 한다. 여하튼, 추천하지는 않는다.
> 날계란 흰자
날계란의 흰자는 아비딘을 함유하는데, 이것은 비오틴(biotin)의 흡수를 방해한다. 비오틴은 세포 성장을 돕는 비타민B 종류의 한 가지이다. 그러나, 아비딘에 의해 손실되는 비오틴은 극히 소량이며, 연속해서 많은 양의 계란 흰자를 먹을 경우에만 문제가 될 수 있고, 흰자를 가열하면 아비딘은 아예 파괴되어 사라진다. 무엇보다도, 계란 노른자에는 상당한 양의 비오틴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계란을 통째로 먹으면 비오틴이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날계란의 흰자는 추천하지 않지만, 익혀서 먹이는 것은 괜찮다.
> 참치
가끔 간식으로 참치를 고양이에게 줄 수 있지만, 참치를 주식으로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사실, 참치에는 고양이에게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함량이 높고, 고단백 식품이고, 뇌와 눈 건강에 좋은 고도불포화지방산(DHA)가 함유돼 있고, 참치 냄새는 고양이 식욕을 돋우기 때문에 좋은 점이 많다. 하지만, 인 함유량이 높아서 신장이 안 좋은 고양이에게는 적합하지 않고, 티아민(비타민 B1)을 파괴하는 티아미나제 효소가 있어서 고양이의 비타민B1 결핍을 초래할 수 있고, 타우린 함유량이 부족하다. 또한, 너무 많은 양의 참치를 꾸준히 먹이는 것은 수은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양이에게 참치를 간식으로 먹일 경우에는, 반드시 익힌 참치를 주어야 하고, 오일이나 소금 등의 다른 양념을 치지 말아야 한다.
: : 글을 마치며
고양이를 위해서 사람이 먹는 음식은 주지 말아야 한다. 사람의 음식에는 고양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유해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각종 손상과 중독, 심지어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음식을 먹여도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 아예 먹이지 않는 것이 낫다. 사람이 먹는 음식에 고양이가 호기심을 보일수록 더욱 주의해서 음식을 분리하고 하며, 고양이의 균형 잡힌 건강관리를 위해 영양소를 골고루 충족시키는 전용 사료를 먹이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