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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공부]

고양이 액체설, 그 유연성에 대한 모든 것

by 환타언니 2023. 6. 25.

고양이 몸은 U와 S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뼈와 근육과 피부가 유연하다. 마크 앙투안 파딘이라는 프랑스인은 유연한 고양이의 모습을 연구해서 ‘고양이의 유변학(On The Rheology Of Cats)’ 논문으로 유쾌한 이그노벨상을 수상했다. 고양이가 몸을 동그랗게 말 수도 있고, 여러 번 휠 수도 있고, 늘어뜨릴 수도 있고, 심지어는 아주 작은 공간 속에 들어갈 수도 있는 독특한 신체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1. 고양이의 많은 뼈

고양이는 척추의 유연성과 관절의 움직임의 범위가 넓어서 마치 뼈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유연함의 비밀은, 뼈가 없는 것이 아니고, 뼈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척추뼈는 약 33개이지만, 고양이는 7개의 경추, 13개의 흉추, 7개의 요추, 3개의 천추가 있으며, 재빠른 움직임의 균형을 잡아주는 꼬리뼈가 22~23개 있다. 꼬리뼈인 미추까지 52~53개나 된다. 그래서 더욱 유연하고 세미하게 몸을 움직일 수 있다.

2. 자유로운(?) 견갑골(어깨뼈)과 쇄골(목뼈)

고양이의 견갑골(어깨뼈)은 뼈에 붙어있지 않고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몸을 늘리거나 좁히는 데 유리하다. 아주 작은 쇄골뼈(목뼈)도 자유롭게 움직이기 때문에, 고양이는 어떠한 공간이라도 머리만 들어간다면 견갑골과 쇄골뼈를 좁혀 몸 전체를 지나갈 수 있다.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게 하는 선천적인 정위반사 능력도 유연한 등뼈와 쇄골이 가장 큰 요건이 된다. 균형과 방향 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구와 눈으로 위아래의 높이를 훑어본 후, 척추와 쇄골을 움직이면서 몸을 비틀어 안전하게 착지하는 것이다.

3. 근육과 피부

고양이의 근육은 매우 탄력적이고 신축성이 뛰어나다. 이러한 근육 구조는 휴식 상태에서는 근육을 수축시켜서 작게 만들거나 이완시켜서 늘리고, 점프, 빨리 달리기, 좁은 공간 통과할 때와 같은 활동에는 근육의 탄력성을 이용해 민첩하고 유연하게 움직인다.

 

유연한 피부와 지방 조직도 몸을 늘리거나 구부릴 때 함께 작동한다. 고양이의 피부는 부드러워서 늘어지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여전히 탄력적이고 유연하다. 늘어진 것 같은 뱃살도 뒷다리를 모았다가 뻗으며 점프할 때 무리 없이 탄력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완력과 완충역할을 동시에 제공한다.

4. 관절과 윤활제

고양이의 관절은 다른 동물에 비해 넓은 범위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관절 구조와 윤활제(관절액)의 특성 때문이다. 관절 내부에서 생성되는 관절액은, 관절 간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돕고, 충격을 흡수하고 완화하며, 관절 내부에 영양을 공급하고, 관절을 매끄럽게 유지하고 보호하며, 염증을 억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고양이의 관절이 더 큰 범위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5. 생존용 조건반사도 한 몫

민첩한 신경과 반사신경은 고양이가 민감한 자극에 신속하게 반응하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러한 조건반사에 의해 민첩하고도 유연한 근육 조절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고양이의 반사신경은 자신의 안전과 생존에 필수적이 운동과 반응을 조절한다. 적에게 공격당하거나 위협받을 때는 민첩하게 반응하여 자신을 방어하거나 도망친다. 이는 인지적 판단 없이도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신체 메커니즘 중 한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

위와 같은 고양이의 독특한 신체 구조로 인해 고양이는 유연한 몸동작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유연한 뼈와 근육으로 고양이의 몸을 작게 압축하고, 늘어뜨리기도 하면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유연한 움직임은 외부 충격을 흡수해서 내장기관을 보호하기도 한다.

 

이러한 놀라운 특징이 있다고 해서, 억지로 고양이를 작은 공간에 집어넣으려는 시도를 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려 하거나, 몸을 마구 구부려서는 안 된다. 고양이의 유연성은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거나 자신의 반사신경으로 인한 것이지 강압적으로 밀고 당겨서 가능한 기계적 반응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중한 고양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더욱 더 유의해서 돌봐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