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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공부]

고양이 야광눈 서치라이트, 두렵거나 황홀하거나

by 환타언니 2023. 6. 29.

시작글 늦은 귀갓길, 골목길 담벼락 위의 한 시커먼 물체가 고개를 휙 돌리면서 무언가 무시무시한 강렬한 야광빛 광선을 발사했다. 순간 소름 돋고 다리가 풀렸지만 간신히 힘을 내어 그 자리로부터 도망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광선이 고양이 눈빛이었고, 두려웠지만 황홀했던 그 광선은 고양이 눈 안쪽의 타페툼 루시덤(Tapetum lucidum)이라는 반사층이 어둠 속 작은 빛을 한가득 모아 반사한 현상이며, 그것은 야행성 동물을 위한 신의 배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글 순서 <

시작글) 오래 전 한 기억을 떠올리며 (윗글)

1. 고양이 눈동자가 야광 불빛으로 번쩍이는 이유

2. 신비한 고양이 눈의 구조, “동공이 칠흑”

3. 고양이 세계에는 빨간색이 없다

4. 멜라닌 색소가 고양이 홍채 색깔을 결정한다

마침글) 고양이 눈에 대한 주의사항

 

1. 고양이 눈동자가 야광 불빛으로 번쩍이는 이유

고양이의 눈동자 뒷부분에 있는 타페툼 루시덤(Tapetum lucidum)이라는 반사체가, 동공을 통해 들어온 빛을 반사하여 어두운 환경에서도 고양이의 눈을 번쩍이게 하기 때문이다. 반사체까지 들어온 빛이 다시 반사돼 나갈 때는 들어온 빛보다 2배로 밝아진다. 이 때문에 고양이가 야간에 사물을 볼 때 필요한 빛의 양은 사람의 1/6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다고 해서, 빛이 없는 암흑 속에서도 고양이가 물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아니고, 빛의 양이 희미한 곳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빛을 이용한다는 의미이다.

 

이 사실은, 고양이와 함께 모든 야행성 동물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어둠 속에서 눈동자가 마치 서치라이트 같은 야광 불빛을 번쩍인다. 그것은 마치 어떤 기이한 광선이 발사되며 퍼지는 것처럼 느껴져서 순간 두렵기도 하고 매혹적이기도 하다.

 

2. 신비한 고양이 눈의 구조, “동공이 칠흑”

고양이 눈 구조를 간략하게 각막, 동공과 홍채, 망막과 반사체로 구분할 수 있다.

 

고양이의 동공은 검은 눈동자로 비어있는 공간이며, 빛을 통과시켜 눈의 내부로 들어가게 한다. 크기가 변하면서 빛의 양을 조절한다. 동공은, 어두움 속에서는 빛을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크게 열리고, 밝은 환경에서는 작게 수축한다. 

 

홍채는 동공을 둘러싸고 있는 원형 근육으로써 동공을 수축하거나 이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고양이는 환경의 밝기나 다른 자극에 대응하여 동공 크기를 조절해서 빛의 양을 조절하고 시야를 조절한다.

 

망막은 눈 안쪽에 위치한 민감한 조직으로, 시각 정보를 감지하여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망막은 빛을 받아들여 시각 신호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며, 시각적 자극을 처리하여 시야와 이미지를 형성한다.

 

각막은 눈의 앞쪽에서, 투명하고 매끄러운, 아름다운 유리구슬 같은 표면을 가지고 있다. 이 막은 빛을 집중시켜 망막으로 전달하기 위해 눈을 보호하고 빛을 투과하는 역할을 한다.

 

3. 고양이 세계에는 빨간색이 없다

고양이 눈동자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큰 단점도 있다. 색을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야행성 동물은 다들 그러하다. 눈동자 뒤편의 망막에는 빛을 전기와 같은 신호로 바꿔주는 시세포가 있는데, 시세포는 명암을 구분하는 간상세포와 색깔을 구분하는 원추세포가 있다. 그런데 야행성 동물에게는 이 원추세포가 적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 눈도 간상세포가 더욱 발달했다. 하지만 색을 완전히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파란색과 녹색을 구분할 수 있지만, 빨간색을 감지하는 세포가 없어서 빨간색을 노란색이나 연한 녹색으로 여긴다. 그래서 녹색 계통의 카펫 위에 빨간색 물건을 올려놓으면 고양이가 그 물건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4. 빛 반사 능력은 뛰어나지만 눈앞 멸치는 못 알아본다

고양이 눈의 뛰어난 빛 반사 능력 때문에 시력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고양이의 시력은 사람 눈에 1/10 밖에 안 되는 근시이다. 사람 눈의 수정체는 마치 카메라 렌즈처럼 사물을 가까이 보거나 멀리 볼 때 저절로 조절되면서 초점을 맞출 수 있지만, 고양이 눈은 그런 작동이 잘 되지 않고, 먼 거리에 있는 물체 모양이 흐려지는 근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고양이가 초점을 정확하게 맞추는 부분은 시야의 정중앙 부분뿐이다. 그래서, 바로 얼굴 앞에 스낵이나 멸치를 갖다 대어도 어디에 있는지 곧바로 찾지 못하고 코를 킁킁거린다. 뛰어난 후각이 결국 멸치를 발견하게 한다. 또한, 움직이는 물체에 반응하는 동체 시력은 상당히 빠르지만, 정지된 물체에 대해서는 인간보다 더 둔감하다.

 

마침글) 고양이 눈에 대한 주의사항

고양이의 동공 크기는 주변 환경뿐 아니라 심리 상태에 의해서도 조절된다. 일반적으로 행복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동공은 보통의 일반적인 크기이지만 공포, 놀람, 혹은 스트레스와 같은 상황에서는 동공이 크게 확장된다. 그것은 자신을 방어하거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장시간 동공이 확장된 상태로 지속 되는 것은 스트레스 레벨이 높은 것을 나타낼 수 있으며, 눈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럴 경우에는, 고양이의 안전과 편안함을 고려하여 상황을 평화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고양이는 자신의 병을 눈으로 표현한다. 눈을 누른 채 잠을 자면 안구 내압이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력 장애가 있을 경우에는 시력 나쁜 눈 쪽으로 몸을 자꾸 부딪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눈곱이 생기거나 불편하면 눈을 자주 깜박이면서 거북해하고, 주먹으로 눈을 비벼대기도 한다. 이럴 땐, 고양이 눈에 질병이 생긴 상태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살펴보아야 한다.